마지막 수업
Private memo 2008. 12. 12. 06:25 |한국과 다른 학사 시스템.
얼마든지,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서 과목들을 선택할 수 있고,
그 과목들은 학기내내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1주일만에 끝나는 과목부터 학기 내내 진행되는
과목까지. 개인의 선택에 따라서 얼마든지 여유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개인적인 사정상 (언어문제) 전공관련된 과목들은 전혀 듣지 못하였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 배우던 것과 다른 것들을 수강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관심도가 떨어지고
전혀 집중하지 않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유일한 수확이라면, CATIA와 NX-Ideas 사용한 수업을 들은 것이랄까.
정말 그 외에는 머리에 남는것이 하나도 없다고 할 정도이다.
교수법도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한국은, 수업시간에는 교수님의 필기를 받아적기 바쁘고, 수업후에는 교재를 이용하여 수업을 떠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곳은, 기본적으로 교재는 없다. 수업시간마다 나눠주는 강의노트를 이용하여 수업이 진행된다. 강의노트와 같은 내용의 PPT를 보며 교수님이 말로 설명하고 넘어간다. 학생들은 중간중간 궁금한 사항들을 마음놓고 질문한다. 간단히 책상을 두들기면 된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교재가 없기에, 또한 교수님의 필기도 없기에 결국은 공부는 혼자해야한다.
도서관의 책을 벗 삼아.
한국식의 암기스타일, 교수님의 적어주는 필기에 익숙해져있던 나는 이 모든것에
당황하였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깨닫기까지 한 학기의 시간이 걸렸다.
이젠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들은 수업들. 오늘 수업을 끝으로 더 이상의 수업은 없다.
이제 내게 남은건 시험 한개뿐.
이쯤 쓰고 나니 슬슬 걱정이 된다. 귀국날까지 60일의 시간이 있고, 30일은 길에서 쓴다 쳐도
30일은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남들 다 하는 토익을 붙잡고 있자니 그것도 웃기는 짓이고, 학점세탁때문에 컴퓨터 자격증을 여기서 준비하는건 더더욱 웃기는 짓이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니까.
돌아가면 4학년이다. 취업준비, 대학원준비 등등.. 여러가지로 바쁠 시기란 말이다.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을 찾는게 우선일 듯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선순위는
"한국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뭘까? 뭐할래?
여행이 내게 답을 줄것이라 믿는다.
Nassfeld, Klagenfurt, Austria